97년은 나 고3때..
무슨 생각을 하면서 지냈던 10대 시절이었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그저 책가방 들고 학교나 왔다갔다 했고
종일 이어폰 귀에 꽂고 음악이나 들었던 게 그 시절의 전부인 것 같다.
난 공부도 안했고 미모나 성격이 뛰어나지도 않았기에 눈에 띄지도 않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10대 시절을 보냈는데
요즘 그렇게 보낸 나의 10대 시절에게 미안해지는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응답하라 1997.. 동생과 교회 초등생(무려 초등생이다..)들의 추천으로 거의 뒷북치듯 보게 된 드라마다.
난 그당시 서울시내에서 몇 안되던 남녀합반 고등학교에 다녔었는데
이렇다할만한 추억이 없다는 게 좀 아쉽다.
그땐 남자애들하고 얘기하거나 친하게 지내면 안되는 줄로만 알았기에.. ㅋㅋ
어쨌든 이 드라마, 나와 1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시대적 배경,
부산을 무대로 한 지역적 배경(부산은 내 고향이므로)으로 우선 공감대 형성이 되어주시더니
(특히 사투리.. 그 중에서도 아는 사람만 아는 '맞나' 하는 거.. 요거 그 상황에서 '맞나' 나오는데 소름 돋았음..)
여러가지 이야깃거리들을 쏟아내 나의 관심을 사고야 말았다.
예를 들면 이런거..
하하하, 아이고 못살아..
분명 제작진 중에 동인녀가 있음이다. 확신!!
어쨌든 여주인공은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것인지 윤제, 태웅 형제에게 사랑을 받는데
2012년 현재 그녀의 남편이 과연 누구인가를 알아가는 스토리이다.
근데 이 드라마.. 작가가 너무 감정이입하셨는지 여자 캐릭터들은 다들 현실적인데
남자 캐릭터들이 다 비현실적.. 잘생기고 훈남인데 공부도 잘해.. 헐~
그리고 이 드라마의 새로운 발견은 서인국이 아닐까?
내가 슈스케를 보지는 않았지만 서인국이 몸집이 좀 있었던 걸로 기억해서 한번 찾아봤는데
15키로 감량했다고.. 역시 문제는 몸이로군.
좌우 다른 느낌을 주는 눈도 꽤 매력적이고..
그런데 아직도 이런 로맨스물 때문에 심장이 쫄깃해지는 걸 보면
(조금 엉뚱한 곳에서 쫄깃해지지만)
나도 참.. 아직도 애다.
내가 이거 넘 좋아하면서 보니까 남편이 어깨 두드리며
'아줌마, 정신 좀 차리세요'했는데.. 정말이지 언제 정신 차릴런지??